의문의 SSSS, 팬티빼고 다 벗어?!
사는이야기 2009/06/02 22:20


2) 의문의 SSSS, 팬티빼고 다 벗어?!

미국 생활을 하면서 제일 공포스러운것은 공항이었다.
미국에 있는 동안 나는 꽤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
어차피 나와 있는 동안 공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고,
공부를 하려면 여러 나라를 다녀야 한다. 

미국에서 제일 먼저 간 나라가 옆 나라인 캐나다였다.
캐나다 토론토에 제자 최형석군이 살고 있어서 크게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았다.
마침 아내와 아들, 딸 와있어서 가족이 함께 가기로 하고 여행일정을 잡았다.

공항이 나에게 공포로 다가온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가장 큰 것은 12년 동안 국회의원 생활을 하면서
비서들에 의존해온 나의 생활자세에 기인된 것이다.

남들처럼 편안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될 것을
나도 모르게 내 속에 자리잡은 특권의식 때문에
일상적으로 하는 절차가 공연히 눈에 거슬리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 해도 황당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캐나다行 비행기를 타려고 덜레스 공항에 나갔다.
비행기표를 끊어서 출국 수속을 밟으려고 공항 검색대로 갔다.
무심코 비행기표를 본 나는 약간 의아했다.

티켓하단에 SSSS가 적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짧은 영어실력을 총동원 했지만 무엇의 약자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런데, 공항 출국심사에서 무엇인가 느낌이 이상했다.
남들과 같이 신 벗고, 상의 벗고, 주머니 속에 물건을 다 꺼내놓고,
노트북 꺼내놓고, 거기까지는 별로 이상이 없었는데,
혁대까지 풀어 놓으라는 것이다.

자존심이 상했다.
아니 혁대는 눈으로 확인하면 되지 그것을 끌러 놓으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혁대를 풀고 두 팔을 들어 검색대를 통과하니 비행기 표를 보던 직원이
나를 따로 유리박스 안으로 불러 세웠다.

그리고, 다시 모든 조사를 했다.  

런닝, 팬티등 속옷만 입고, 나머지는 다 벗으라고 했다.
지갑, 수첩, 세면도구, 상비약, 손가방 밑바닥까지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이다.

몇 번씩이나 앞으로 세웠다가 돌려세웠다가 팔을 올렸다가 내렸다 했다.
저절로 얼굴 표정이 굳어지며 짜증이 났다.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쩐일인가 아내와 딸도 나와 똑같이 검사를 받는 것이다.
따로 불러 세워서 화장품 뚜껑까지 뒤져 보았다.

옆의 손님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대충대충이었다.
나는 순간 우리 가족이 동양인이라서
차별대우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 수수께끼를 푸는데 몇일 걸렸다.

캐나다에 도착해서 몇일이 지나 지인에게 우연히 비행기 표에 적인 SSSS 이야기를 했더니,
그것은 공항에서 랜덤으로 승객을 지정해 일종의 표시를 해 놓으면
그 사람을 샘플로 철저하게 조사하는 출국심사 편의상 한 방법이란 것이다.

아... 내가 그 정도로 인상이 나쁘지 않은데...
하필 우리가 걸리다니...

그 후로 나는 가급적 비행기타는 여행을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혁대까지 풀고 여행을 다니기는 좀.... 

(계속)

2009/06/02 22:20 2009/06/02 22:20





트랙백 주소 :: http://leejo.net/blog/ejo/trackback/505
댓글
  1. 김종찬 2009/06/03 0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재미있는 경험을 하셨군요.
    저같은 경우는 중학교 때 보이스카우트에서 미국 홈스테이 경험을 가질 기회가 있었는데, 미국에 입국시엔 괜찮았는데 출국시에는 코털가위 수준의 작은 가위도 흉기라면서 압수해가더군요.

    하지만 사모님과 따님까지 저런 검사를 다 받게 한건 인권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되긴 합니다.


[로그인][오픈아이디란?]